집회는 권리 표현의 장이지만, 헤집고 몸이 부딪히다 보니 사고가 난다. 신경 쓰지 않고 한 발을 내디디다 옆 사람이 넘어진다든지, 깃발을 흔들다 누군가의 얼굴에 맞는다든지. 그 순간 당신은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실은 두 가지 책임이 발생한다. 피해자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민사 배상책임, 그리고 국가가 처벌하는 형사 책임이다. 둘 다 피해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대부분의 집회 사고는 과실 정도에 따라 합의로 마무리된다. 보험도 있고, 배상액 산정 기준도 있다.
집회에서의 법적 책임 — 민사vs형사
한국 법원은 과실을 세 단계로 본다.
① 경과실 (가벼운 실수) 깃발 끝이 옆 사람 팔에 스친 수준. 병원에서 파스 한두 장 받고 끝나는 정도다. 이 경우 의료비만 내고 합의가 보통이다.
② 통상적 과실 밀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넘어져 골절상을 입은 경우. 손목이나 발목 부상으로 4주 정도 깁스하게 되는 상황이다. 의료비 + 합의금이 필요하다.
③ 중과실 (가장 위험) 집회 중 음주 상태였거나, 의도적으로 때렸거나, 과격한 행동으로 심각한 상해를 입힌 경우. 여기서는 형사 처벌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사책임 = 피해자가 당신에게 직접 소송을 걸어 배상금을 받는 것. 대부분 합의로 끝난다.
형사책임 = 상해죄(형법 257조)로 검찰이 기소하는 경우. 경과실이면 기소유예로 끝나지만, 중과실이나 고의성이 있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이다. 합의했다고 형사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합의는 양형(형량 감정) 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배상청구 절차 (민사)
1단계: 피해 확인 피해자가 의료 기록으로 피해를 입증한다. 병원 진단서와 영수증이 핵심이다. 폴리스(사진증거)도 도움이 된다. 피해자가 응급실에 간 흔적, 퇴원 후 통원 기록이 배상액을 산정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
2단계: 합의 또는 소송 직접 만나서 합의하는 게 가장 빠르다. 보통 피해자 측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요구액을 제시한다. 합의금 범위는 상해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합의서에는 "향후 추가 배상 청구 없음"이라는 조항이 들어간다. 한 번 사인하면 나중에 후유증(예: 신경손상으로 인한 만성 통증)이 생기더라도 청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합의 전에 병원에서 최종 진단과 예후를 정확히 받아두는 게 중요하다.
3단계: 배상금 입금 합의에 동의하면 보통 일주일 내 입금이 이루어진다. 합의서에 서명한 후 계좌를 통해 입금되거나 변호사 에스크로우를 거친다.
소송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다. 비용도 크고, 판결까지 수개월 걸리며, 합의보다 받는 배상금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배상액 결정 기준
의료비 = 병원비 + 약값. 이건 실비라 합의 여지가 적다. 응급실 방문비, 검사비, 수술비, 입원비, 처방약 비용 등 실제 지출한 모든 의료비가 포함된다.
합의금 (위자료 + 후유장해금)
- 경미한 상해(타박상, 통증 2주 이내): 100~300만 원
- 골절상(회복 가능, 치료기간 4
8주): 300800만 원 - 회복 불가능한 후유장해(신경손상, 영구적 통증): 1000만 원 이상
실제로는 피해자 측에서 먼저 "이 정도 어떨까?"라고 제시한다. 그걸 흥정하거나 수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보험사가 개입하면, 보험 약관의 배상한도 내에서 정산한다.
배상책임보험 (선택사항)
개인배상책임보험은 일상 생활 중 타인에게 끼친 신체 피해를 커버한다. 집회에서의 사고가 명확히 보장되는지는 보험사마다 다르다. 일반 배상보험 약관에 "단체활동 중 실수로 인한 상해"가 명시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고의 또는 과격 행동"이 원인이면 보험사가 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씨가 집회 중 옆 사람 발을 밟아 골절을 입혔다면, 개인배상책임보험으로 500~1000만 원대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가 음주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밀었다면 "고의"로 분류되어 보험사가 거절한다.
집회 참석이 잦다면, 개인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 10~15만 원대에 1억 원 규모 배상을 커버한다.
—다만, 보험 가입 후 사고 이력을 솔직히 고지해야 한다. 거짓으로 신고하면 보험금 청구 때 거절당할 수 있다.
한눈에 정리
| 구분 | 내용 |
|---|---|
| 민사책임 | 피해자에게 의료비 + 합의금 배상 |
| 형사책임 | 경과실이면 기소유예, 중과실이면 형사처벌 가능 |
| 배상액 결정 | 피해 심각도에 따라 100만 원~수천만 원대 |
| 절차 | 피해 확인 → 합의 또는 소송 → 입금 |
| 보험 활용 | 개인배상책임보험으로 대비 가능 (약관 확인 필수) |
다음 단계: 집회 참석 전에 개인배상책임보험 여부를 확인하고, 사고가 났다면 즉시 피해자와 연락해 합의를 진행하세요. 형사 수사가 들어오기 전에 민사 배상을 마치는 게 나중에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