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차를 들이밀다가 옆 차에 들이박으면 누가 과실일까? 일반인들은 대개 "내가 움직였으니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만, 보험 처리는 훨씬 복잡하다. 주차장 접촉사고는 과실 비율에 따라 합의액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막상 합의 테이블에 앉으면 상대방이나 보험사가 제시하는 숫자가 정당한지, 정말 내가 손해 보는 건 아닌지 알 수 없다.

주차장 접촉사고, 과실이 뭐가 달라지나

도어를 열다가 옆 차를 긁었다면? 아니면 후진하다가 접촉했다면? 같은 "접촉"이라도 상황에 따라 과실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후진하다가 충돌한 경우 대체로 후진 차량이 과실이다. 후진할 때는 주변을 충분히 확인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대 차가 도로를 불법 주차하거나 침범했다면 과실 비율이 조정될 수 있다.

도어를 열다가 긁거나, 하차 중 차량과 접촉한 경우는? 이건 더 섬세하다. 상대 차가 너무 가까워서 도어 개방이 불가능한 거리에 주차했다면, 오히려 상대 차에도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 도어를 여는 것은 주차자의 기본적인 권리고, 그걸 방해할 만큼 가깝게 주차한 쪽이 부주의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양쪽 다 움직인 경우는 더 복잡하다. 내가 후진 중일 때 상대가 측방 진입을 했다면 50:50 과실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40:60 또는 30:70으로 나뉠 수도 있다. 이건 CCTV 영상이 핵심이다. 판단의 거의 모든 것이 영상에 달려 있다.

합의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손해 평가사나 보험사가 제시하는 합의액의 기준은 수리비 × 과실 비율이다.

차량 손상을 수리하는 데 100만 원이 든다면, 당신의 과실이 70%면 당신이 내야 할 액수는 70만 원이다. 손해배상금도 비슷한 원리인데, 일상적인 접촉사고라면 대체로 수리비에 가까운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진다. 병원비가 발생하지 않는 물손만 있을 때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보험사가 제시하는 수리비 견적이 정말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실 비율은 둘이 합의할 수 있지만, 수리비는 실제 수리점의 견적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상대 차 수리점의 견적과 내 보험사가 인정하는 견적이 다르다면, 높은 쪽을 기준으로 합의하는 것이 맞다.

합의 전 꼭 해야 할 3가지

첫째, CCTV 확보하기. 주차장 관리사무소에 영상 사본을 요청하라. 시간이 지나면 덮어씌워질 수 있으니 빨리 요청해야 한다. 경찰에 신고했다면 경찰도 영상을 확보할 테지만, 민사 합의는 본인이 챙겨야 한다.

둘째, 양쪽 다 수리점 견적 받기. 내 보험사 지정 수리점, 상대 차 소유자가 원하는 수리점 두 곳에서 견적을 받아라. 차종과 손상 부위가 같으면 견적이 거의 비슷하겠지만, 가끔 수십만 원 차이가 난다. 높은 견적이 기준이 되므로, 상대방이 제시하는 견적을 꼭 확인하라.

셋째, 과실 비율 기준 알아두기. 보험사는 보험금 심사기준표를 참고해 과실을 판정한다. 표준적인 상황이면 대체로 그 기준을 따르지만, 특수한 상황(불법 주차, CCTV 결과 등)이 있으면 조정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제시하는 과실 비율이 일반적인 기준과 다르다면 의문을 제기하라.

자동차보험, 접촉사고 신청할 때 주의점

보험사에 신청할 때는 당신이 정한 과실 비율이 아니라, 보험사가 조사해서 결정한 과실 비율이 적용된다는 점을 잊지 마라. 상대방과 합의한 과실 비율도 참고하지만, 보험사 자체 조사 결과가 우선이다.

또한 주차장 접촉사고로 보험금을 청구하면 등급이 올라갈 수 있다. 과실이 50% 이상이면 보험료 할증이 적용되는데, 할증률은 사고 형태와 당신의 과실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이 부분도 사전에 확인해두면 좋다.

상대방이 합의금을 원한다면, 보험사를 통한 합의와 본인끼리의 합의 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사를 통하면 절차가 명확하고, 나중에 추가 청구를 받을 걱정이 없다. 하지만 보험료 할증은 피할 수 없다. 본인끼리 합의한 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과실이 명백하거나 상대방이 보험사에 신고한 경우는 피할 수 없다.

주차장 접촉사고 합의 체크리스트

  • CCTV 영상 확보했는가? (주차장 관리사무소 요청)
  • 양쪽 수리점 견적을 받았는가? (높은 견적이 기준)
  • 과실 비율을 협의했는가? (보험사 심사기준 확인)
  • 보험사 조사를 기다렸는가? (최종 판정은 보험사)
  • 할증률 계산을 해봤는가? (과실 50% 이상 시)

주차장 접촉사고는 상황이 비슷해 보여도 세부 정황에 따라 과실 판정이 달라진다. 서둘러 합의하기보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보험사의 정식 조사를 통해 올바른 기준을 세우는 것이 결국 손해를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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