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가 전부는 아닙니다. 합의 후 상대방이 또 다시 괴롭히기 시작했다면, 추가 소송이 가능합니다. 핵심은 초기 합의 범위와 새로운 행위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 라인을 제대로 긋지 못하면 법원에서 "이미 합의했잖아"라는 변론에 막혀 패소할 수 있거든요.
합의가 모든 분쟁을 종료시키지는 않는다
합의(示談)는 계약입니다. 종이에 적은 내용—예를 들어 "A 사건으로 인한 모든 분쟁을 종료한다"는 문장—이 그 범위 내에서만 효력을 갖습니다.
문제는 "범위"라는 게 생각보다 모호하다는 거예요. 초기 합의서에 "폭행 사건과 관련하여"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면, 그 이후 SNS 모욕글은 새로운 불법행위로 봅니다. 하지만 합의서에 "당사자 간의 모든 분쟁"이라고 광범위하게 적혀 있으면? 법원은 훨씬 넓게 해석해 초기 합의 범위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흔한 사례가 학교 폭력이나 직장 괴롭힘입니다. 합의로 일단락 났는데, 그 후 상대가 다시 또 다른 방식으로 괴롭히기 시작하는 거죠. SNS 낙인,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 제보, 지속적인 메시지 괴롭힘 같은 것 말입니다. 이때 초기 합의서를 다시 보면서 판단이 달라집니다.
법원이 '재보복'을 어떻게 보는가
실제 판례를 보면 흥미로운 분기점이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2019)은 초기 합의가 "당해 사건"에만 한정된다고 판단해, 그 이후 행위를 신규 불법행위로 인정했습니다. 반면 다른 판례는 합의 조건을 "영구적 분쟁 해결"로 보고 그 범위를 훨씬 넓게 해석하기도 했어요. 같은 상황이어도 합의서 표현에 따라 판단이 180도 달라지는 겁니다.
결국 합의서가 얼마나 구체적인가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폭행으로 인한 신체 피해"(구체적)라고 쓴 것과 "일체의 분쟁"(포괄적)이라고 쓴 것의 법적 무게감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이라면 변호사와 함께 합의서 표현을 정밀하게 다듬는 게 좋습니다. 애매한 표현 한 줄이 나중에 소송비를 낭비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추가 소송이 가능한 경우 vs 불가능한 경우
| 상황 | 추가 소송 | 판단 기준 |
|---|---|---|
| 초기 사건과 동일한 성질의 행위 반복 | ✗ 불가능 | 합의가 이미 종료시킴 |
| 새로운 방식·새로운 피해의 불법행위 | ✓ 가능 | 신규 불법행위로 판단 |
| 합의 후 새로운 협박·협력 거부 | ✓ 가능 | 합의 범위 밖 신규 행위 |
| 합의 이전 행위가 뒤늦게 발각 | ✗ 불가능 | 합의 체결 당시 알 수 있는 범위 내 |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이겁니다: 합의 당시 당사자가 그 행위를 예상했을 수 있는가?
구체적으로:
- (가능) 폭행으로 합의한 뒤 → 상대가 다시 폭력을 행사 → 신규 폭행죄로 소송 가능
- (가능) 모욕 사건으로 합의한 뒤 → SNS에서 또 모욕글을 게시 → 신규 명예훼손으로 소송 가능
- (불가능) 합의서에 "폭행 외 모든 분쟁 해결"이라 광범위하게 명시 → 이후 상대의 단순한 무시나 회피 행동은 초기 합의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 높음
증거가 생명이다—하지만 함정도 있다
막상 재보복을 당하면 "이번엔 확실하게 소송해야겠다"는 생각에 급해집니다. 가장 먼저 증거 수집에 나서게 되는데, 여기서 실수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꼭 챙겨야 할 증거:
- 메시지 스크린샷: 협박·모욕 내용이 담긴 카톡, 문자, 메일. 시간·날짜가 명확해야 합니다.
- 녹음 기록: 통화나 대면 상황을 녹음. 단, 상대의 동의 없이 녹음했으면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먼저 변호사 상담을 받으세요.
- 의료 기록: 신체 피해가 있으면 병원 진단서가 무언의 강한 증거가 됩니다.
- 목격자: 공개된 장소에서의 괴롭힘이라면 목격자 확보가 정말 강합니다.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해두세요.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들:
- 상대를 먼저 협박하거나 모욕하기 (역고소 먹을 수 있습니다)
- 몰래카메라, 도용 같은 불법적 방법으로 증거 수집 (증거 인정이 안 되고 당신이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 "합의를 깨겠다"고 협박 (오히려 상대에게 명분을 줍니다)
법원은 적법하게 확보된 증거만 인정합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증거는 배제하거든요. 증거 수집 방법이 애매하다면 변호사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현명합니다.
체크리스트 — 추가 소송 가능성 판단
| 확인 항목 | 체크 |
|---|---|
| 초기 합의서에 분쟁 범위가 명확히 적혀 있는가? | □ |
| 재보복이 초기 사건과 완전히 다른 성질인가? | □ |
| 재보복의 증거(메시지·녹음·의료기록·목격자)가 있는가? | □ |
| 재보복이 현재 진행 중인가? (과거가 아니라) | □ |
체크 항목이 많을수록 추가 소송 승률이 높습니다.
다음 단계: 항목 확인 후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세요. 초기 합의 범위가 모호할수록, 재보복의 성질이 애매할수록 판단이 갈립니다. 대부분 초기 상담은 무료이니 서둘러 법률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현명합니다. 지역 법률상담소나 변호사 검색 사이트에서 소송 관련 전문가를 찾아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