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사고 배상책임보험이 정말 모든 손해를 보장해줄까? 그렇지 않다. 보장 한도와 자기부담금이 있고, 생각보다 많은 경우가 빠져 있다. 특히 상대방 차가 고급차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동차보험 대물배상, 한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은 상대방 차량이나 건물·담장 같은 재산의 손해를 보장한다. 2천만 원, 3천만 원, 5천만 원 중에서 선택하는데, 많은 사람이 보험료를 절감하려고 2~3천만 원을 가입한다.

문제는 요즘 고급차의 수리비다. 수입 명차 한 대를 들이받으면 5천만 원짜리 한도도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 포르쉐나 벤츠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부족분은 누가 낸다? 내가 낸다. 상대방과 추가 합의 후 내 주머니에서 빼야 한다.

최악의 경우 법정 기준 배상액까지 물어야 하고, 상대방이 소를 제기하면 법원 판결을 따라야 한다. 보험료 아낀다고 한도를 낮게 설정했다가는 백만 원 단위의 낭패를 본다.

자기부담금(면책금)이 사고마다 나간다

대물배상에는 자기부담금이 붙는다. 보통 5만 원 또는 10만 원인데, 이건 보험에서 안 내주고 내가 매번 전부 내는 돈이다.

"겨우 10만 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소한 사고에선 이게 엄청난 비중이다. 30만 원짜리 손해에 자기부담금 10만 원이 붙으면, 보험에서 나오는 건 20만 원뿐이다. 내가 33% 손해를 보는 셈이다.

더 큰 함정은 자기부담금을 높게 설정할수록 보험료가 싸진다는 것이다. 보험료 절감을 위해 자기부담금을 20만 원으로 올리면, 그다음부터 사고날 때마다 20만 원씩 더 내야 한다. 한 번 설정하면 보험사 약관상 보통 1년 동안 그대로다. 나중에 "아, 이걸 올려볼 걸" 하는 건 너무 늦다.

의외로 많은 경우가 보장되지 않는다

내 과실이 크면? 대물배상은 상대방 재산을 보장하는 것이니까 내 과실이 있어도 나간다. 신호 위반으로 사고를 냈어도 상대방 차 수리비는 대물배상으로 나간다. 대신 내가 입은 손해(내 차 수리비)는 자동차손해보험이라는 다른 특약으로만 보상받는다. 헷갈리지 말자. 이 둘은 별개다.

약관상 제외 사항: 보험 가입 전에 발생한 사고,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무면허·무보험 운전)으로 인한 사고, 고의적 손해는 대물배상을 받을 수 없다. 약관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나중에 "이건 안 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특약 미가입: 대물배상 자체가 특약인데, 기본 약관에서는 빠져 있을 수 있다. 보험사에서 "특약을 빠뜨리셨네요"라고 해도 이미 사건이 터진 후다. 가입할 때 명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운전자 한정: 등록된 운전자만 보장하는 상품이 많다. 배우자나 자식이 내 차를 몰고 사고를 냈는데, "운전자 한정 조항이 있어 보장 불가"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특약으로 운전자 범위를 확대하지 않으면 이런 함정에 빠진다.

고급차를 자주 만난다면

택시 기사나 배송 기사처럼 일일이 많은 차를 만나는 직업이거나, 강남이나 용산 같은 고급 차량 밀집 지역을 다닌다면? 고급차와의 접촉 확률이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높다.

이런 경우엔 대물배상을 최대(5천만 원)로 올리고, 자기부담금을 최소(5만 원)로 내리는 게 기본이다. 여기에 보험사마다 상품명이 다르지만 대물배상 초과분을 보장하는 특별약관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또는 차량 종합보험(자차보험)을 두터운 상품으로 설계해 상대방 피해까지 함께 커버하는 방법도 있다.

비용은 조금 더 들지만, 한 번의 큰 사고에서 백만 원대의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자기 차한테 쓰는 보험료보다 상대방을 위한 보장에 먼저 투자하는 게 지혜다.

체크리스트 —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지금 가입한 자동차보험 약관을 꺼내 다음을 확인하세요.

  • 현재 대물배상 한도가 몇 원인가? (2천/3천/5천만 원)
  • 자기부담금은 얼마로 설정했나? (5만/10만/20만 원)
  • 운전자 범위가 배우자·성인 자식 등 실제 운전자를 포함하나?
  • 특약 목록에 "대물배상" 또는 "배상책임"이 명시돼 있나?
  • 직업이나 생활 반경상 고급차를 자주 만나는가?

한두 항목이 부실하다 싶으면 보험사에 전화해 계약을 검토받으세요. 보험료가 연 몇만 원 오르더라도 큰 사고 때 백만 원대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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