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 개인보험을 새로 들고 싶다면, 현실은 크고 무섭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암 진단 기록이 있는 사람의 신규 가입을 거절하거나, 가입받아줘도 암 관련 보장은 싹 제외해버린다. 하지만 포기하기 전에, 제한적이지만 가능성이 있는 상품들과 현실적 대안들을 한번 챙겨두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암 진단 후 보험 가입이 어려운 이유
보험은 상호부조 원리다. 이미 발병한 질환에 대해 보장을 주면 보험사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
암 진단을 받으면 신규 보험 가입할 때 "고지의무"가 발동한다. 이전 질병 이력을 모두 신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진단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신고했다가 나중에 들통나면, 가입 무효나 보험금 거절을 당한다. 정직하게 신고하면? 거절당한다. 둘 다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진단 후 경과 시간이 변수가 된다. 암 1단계를 진단받은 후 5년 이상 재발 없이 지났다면 "완치 판정"으로 보는 보험사도 생긴다. 하지만 1~2년 내 진단이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보험사 기준에 따라 3년 또는 5년을 경과해야 한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보험들
1. 실손의료보험(실비보험) — 가장 현실적
암 진단 후 2~3년이 지났다면, 실비보험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주의할 점은, "암 자체"는 제외 대상이 되지만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비는 보장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항암 부작용으로 폐렴이 걸려 입원했다면? 그 입원비는 실비로 청구할 수 있다. 암 수술 후 회복 중 다른 질환으로 입원했다면? 역시 가능하다. 보험사가 기존 암과 새로운 질환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으면, 새 질환에 대한 의료비는 준다.
다만 보험사마다 기준이 다르고, 심사 기간이 길다. 신청 후 30~60일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입 거절당할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2. 기존 보험에 특약 추가 — 가장 현실적인 대안
이미 보험(의료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이 있다면, "암 진단비 특약" 추가를 노려보자. 주계약이 이미 심사를 통과했다면, 특약만 추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 "기존 암"은 제외되지만, 실비나 입원일당 특약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 단체보험도 확인해야 한다. 단체보험은 개인 보험보다 심사가 느슨한 편이라, 진단 후 특약 추가가 승인될 확률이 높다.
3. 진단비 보험의 제한적 판매
극히 드물지만, 진단 후에도 가입받을 수 있는 진단비 보험이 있다. 단, "기존 암"에는 보장이 없고 "새로 진단받을 암"에만 제한될 수 있다. 앞으로 암이 또 생길 가능성을 대비한다는 뜻인데, 실제로는 거의 쓸모없는 조건이다.
암 진단 후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들
1. 기존 보험 청구 가능 항목 확인
지금까지 가입한 보험이 있다면, 진단 후 청구 가능한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자. 진단 전에 들은 보험은 진단 후에도 입원비, 수술비, 통원비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보험 약관의 "청구 기한"(보통 3년)을 놓치면 안 된다.
특히 단체보험(직장보험)이 있다면 그 가치가 크다. 퇴직 예정이라면 더더욱 지금 청구 가능 여부를 HR에 물어봐두자.
2. 보험료 납입 절대 멈추지 마라
지금까지 낸 보험이 있다면 해지하지 말자. 납입 기간이 길수록 앞으로 청구할 때 유리하고, 보험료도 낮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료가 버거우면 기간을 늘려 월 납입액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3. 공적 지원을 철저히 챙기자
민간 보험이 어려우면, 공적 지원이 더 중요하다.
- 건강보험 고액 진료비 지원(월 기준액 초과 시 환급)
- 암 검진 비용 환급(5대 암)
- 의료비 세제 공제(연말정산)
- 산업재해보험(직업 관련 암인 경우)
- 자녀 보육료 지원(부모가 암 치료 중일 때)
이들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진단 후 보험 가입 전에 체크할 것
□ 기존 보험(단체, 개인) 청구 가능 항목 확인 □ 보험료 납입 계속 유지 여부 결정 □ 실비보험 가입 조건(경과 시간, 병력) 재확인 □ 특약 추가 가능 여부 보험사에 문의 □ 공적 지원금 신청(건강보험, 국가 암 지원)
암 진단 후 현실적으로 새 보험으로 완벽하게 준비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적 지원을 놓치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