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를 입었을 때 합의금은 얼마가 적정할까? 막상 배상금을 요구하려 해도, 법적으로 정한 '기준액'이란 게 없어서 혼란스럽다. 다만 판례와 합의 관행을 통해 범위를 짐작할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 합의금은 피해 정도, 회사의 인정 범위, 가해자 신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는 받을 수 있는지 알아두는 게 피해자의 권리다.

성희롱 합의금, 법적 기준은?

법률상 성희롱은 근로기준법 제76조(사업장 내 성희롱 금지)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으로 규정된다. 다만 "합의금은 이 정도가 적절하다"는 구체적 기준이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다. 이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다.

배상책임은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처리된다. 회사가 직원의 성희롱을 알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배상책임도 함께 인정된다(판례: 회사는 사용자책임을 진다). 가해자 개인도 배상하고, 회사도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손해배상 범위는 ① 정신적 고통(위자료) ② 치료비·휴직손실 같은 실제 손해 ③ 근무지 이동이나 퇴직으로 인한 소득 손실 등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는 정신과 진료비, 휴직 기간의 임금, 퇴직 후 재취업까지 걸린 기간의 손실까지 청구할 수 있다.

합의금은 이 범위 안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또는 회사)가 협상해 정하는 것. "정확한 계산식"이 없으니, 결국 사건의 심각도와 양쪽 협상력이 결정한다.

판례로 본 성희롱 합의금, 실제는 얼마나?

법원 판례를 보면, 성희롱 관련 배상판결의 범위는 대체로 3000만 원대~1억 원대다. 피해 정도와 회사 과실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다:

  • 가벼운 성희롱 (1회 성적 발언, 가해자 즉시 사과): 1000~3000만 원
  • 반복적 신체접촉·성적 발언: 3000~5000만 원
  • 성적 강압·직장 따돌림 동반: 5000만~1억 원
  • 성폭행 수준 피해: 1억 원 이상

다만 합의금은 판결액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송에 따른 시간·비용·정신적 부담을 피하고자 쌍방이 중간 지점에서 타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법적으로 3000만 원의 판결액이 나올 만한 사건도, 합의 단계에서는 2000~2500만 원 선에서 정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조직 문화가 피해자에게 불리한 경우(예: 가해자가 임원진)에는 배상금이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회사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피해 신고 후 보복이 있었다면 배상금이 올라간다.

합의 전에 놓치면 안 될 것들

① 합의금이 합의의 전부인가? 합의금만 받고 나중에 원직 복귀를 원하면 난감해진다. 피해자가 계속 다닐 직장이라면, 합의 조건에 "부서 이동" "가해자 징계" "성희롱 재발 시 추가 배상" 등을 명시해야 한다. 합의금 + 근무환경 개선까지 세트로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② 합의서 작성 시 함정 일부 회사는 합의서에 "회사는 성희롱 책임이 없다" "피해자가 더 이상 법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으려 한다. 이건 피해자가 나중에 다시 소송할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므로 위험하다. 반드시 변호사 검수를 받거나 노동청에 상담하고 서명하자. 합의서 조항은 법적 효력이 있다.

③ 퇴사 시 유의 합의금을 받고 '자의퇴직'으로 처리되면, 나중에 실업급여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성희롱으로 인한 근무곤란으로 사직" 같은 공식 사유가 되도록 서류를 남겨야 한다. 사직서와 별개로 "성희롱 사유" 문서를 회사와 함께 작성·보관하는 게 낫다.

배상청구는 어떻게 진행되나?

① 합의 협상 (가장 빠르고 비용 적음) 가장 현실적인 경로. 피해자 또는 변호사 → 회사·가해자에게 배상금 요구 → 협상. 대체로 3개월~1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직장 내 따돌림이 심해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회사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② 고소/고발 (형사 처벌 경로)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하면,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는 경로다. 성희롱이 "강제추행" 수준이면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형사 유죄 판결이 나면 민사 배상청구가 한결 쉬워진다. 법원도 형사 유죄를 인정한 사건의 민사청구를 더 빨리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③ 민사소송 (배상금 직접 청구) 합의가 안 되면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 1심 판결까지 1~2년 소요. 소송 과정에서 상대방과 계속 마주쳐야 하고, 증거 제출·증인신문 등으로 정신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법원 판결이 나오므로 합의보다는 법적으로 강한 기초가 된다.

④ 노동위원회 조정 (무료·비공개·빠름) 회사를 상대로 "성희롱 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노동위원회가 공식 조정을 진행한다. 합의 협상과 달리, 노동위원회라는 공식 기구가 개입하므로 회사도 무시하기 어렵다. 무료·비공개라 회사의 명예 리스크가 적으니 협상력이 생긴다.

체크리스트: 성희롱 배상청구 전 확인사항

  • 성희롱 사건의 정도 (1회 vs 반복, 신체접촉 여부, 업무 방해 정도)를 정리했는가?
  • 피해 기록 (카톡·메일·메모·진단서·병원 진료기록 등)을 모아두었는가?
  • 합의하기 전에 변호사나 노동청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상담했는가?
  • 합의서 조항에 "회사책임 회피" "재소송 금지" 같은 불리한 조건이 없는가?
  • 퇴사 여부를 결정했고, 퇴사 사유를 공식 기록(이직서·회사 기록)에 명시할 계획이 있는가?
  • 가해자가 임원/상사인지, 동료인지 파악했는가? (회사책임 범위 결정)

다음 단계: 노동청·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무료 상담을 먼저 받아, 당신의 사건이 어느 수준의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진단받기를 추천한다. 변호사 선임은 그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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